겨울철 고사리 자꾸 죽는 진짜 이유 (가습기, 식물등 )
| 겨울철 고사리 자꾸 죽는 진짜 이유 (가습기, 식물등 ) |
저도 처음 고사리를 데려왔을 때는 그저 물만 주면 될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한겨울, 난방을 틀어놓은 방에서 고사리 잎이 하루아침에 갈색으로 변해버리는 걸 보고 나서야 제가 뭘 놓치고 있었는지 깨달았습니다. 고사리는 단순히 물만 필요한 게 아니라, 습도와 빛, 그리고 환경에 맞는 화분 선택이 전부 맞아떨어져야 예쁘게 자라는 식물이었습니다. 특히 겨울철에는 가습기와 식물등 없이는 건강하게 키우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고사리가 자꾸 죽는 진짜 이유
고사리를 키우다 실패하시는 분들 대부분이 분갈이 과정에서 실수를 하십니다. 저도 처음에는 화원에서 사온 고사리를 바로 예쁜 화분에 옮겨 심었는데, 며칠 뒤 잎이 축 처지더니 결국 말라 죽었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분갈이 자체가 식물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였고, 저는 그 스트레스를 최소화할 방법을 전혀 몰랐던 겁니다.
고사리과 식물은 분갈이 몸살(transplant shock)이 없다고 알려져 있지만, 이건 완전한 오해입니다. 분갈이 몸살이란 식물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시들거나 성장이 멈추는 현상을 말하는데, 고사리도 포트에서 뽑는 순간부터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특히 화원에서 구매한 고사리는 보습력이 좋은 피트모스(peat moss)에 심겨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이 피트모스가 오래되어 떡처럼 굳어 있으면 물을 먹었을 때 무게가 엄청나게 무거워집니다. 이 상태에서 뿌리를 억지로 빼내려다 보면 멀쩡한 뿌리까지 끊어지기 쉽습니다.
제가 직접 경험한 최악의 실수는 물에 젖은 흙 상태에서 분갈이를 한 것이었습니다. 흙이 젖어 있으면 뿌리가 더 쉽게 다치고, 결국 뿌리가 거의 남지 않아 식물이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이후로는 잎이 조금 말라도 참고 흙을 바싹 말린 후에 분갈이를 하는데, 이렇게 하니 뿌리 손상이 훨씬 적었고 회복도 빨랐습니다. 분갈이 후에는 절대 바로 햇빛이 드는 곳에 두지 않고, 그늘에서 며칠 적응 시간을 준 다음 서서히 밝은 자리로 옮겼습니다.
겨울철 고사리 살리기, 가습기가 답이었습니다
겨울이 되자 제가 가장 먼저 구매한 아이템은 가습기였습니다. 난방을 틀면 실내 습도가 30% 이하로 떨어지는데, 고사리는 습도 50% 이상을 좋아하는 식물이거든요. 저는 가습기를 사람이 아닌 식물을 위해 하루 종일 틀어두었고, 추운 겨울에도 환기를 위해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어주었습니다. 온도에 민감한 고사리들을 위해 알람까지 맞춰놓고 창문을 닫곤 했습니다.
처음에는 일반 가정용 가습기를 사용했는데, 높이가 맞지 않아서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했습니다. 습기는 공기보다 무겁기 때문에 아래쪽으로 가라앉는데, 선반 윗쪽에 놓인 고사리들에게는 가습기를 켜놓아도 습도가 전혀 미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키가 크고 목이 길어서 식물 높이까지 습기가 바로 도달할 수 있는 가습기를 새로 구매했고, 덕분에 선반 전체의 습도를 균일하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물통이 큰 제품으로 선택한 덕분에 물을 자주 채워 넣는 번거로움도 줄었습니다.
가습기 외에도 물받침대에 물을 항상 채워두는 저면 관수(bottom watering) 방식을 활용했습니다. 이 방법은 화분 아래에서 물이 천천히 올라오면서 흙의 보습력을 유지해주고, 동시에 물받침 표면에서 증발하는 수증기가 공중 습도를 높여주는 효과가 있습니다. 실제로 갑작스러운 외출로 며칠 신경 쓰지 못했을 때, 물받침에 물을 채워뒀던 고사리만 잎 손상이 적었고 회복도 빨랐습니다.
- 가습기는 식물 높이에 맞춰 목이 긴 제품 선택
- 물받침대에 항상 물을 채워 저면 관수 방식 활용
- 수경식물을 함께 키워 자연스럽게 습도 유지
- 겨울철에도 주기적 환기로 공기 순환
식물등으로 해결한 겨울철 광량 부족
습도 문제를 해결했다고 안심했는데, 이번에는 빛이 문제였습니다. 겨울에는 해가 짧고 추워서 고사리들을 창가에서 실내 깊숙이 옮겨놓았더니, 한때 싱그럽던 푸른 잎들이 점점 색을 잃어갔습니다. 광합성(photosynthesis)이란 식물이 빛 에너지를 이용해 영양분을 만드는 과정인데, 빛이 부족하면 이 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잎이 누렇게 변하고 성장이 멈춥니다.
그래서 두 번째로 구매한 아이템이 식물등이었고, 이건 정말 혁신이었습니다. 식물등 덕분에 창가가 아닌 거실 한가운데, 제가 자주 지나다니는 동선에 고사리를 놓아둘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밖에는 앙상한 나뭇가지만 보이는 겨울이었지만, 실내에서는 식물등 아래 싱그러운 고사리들을 보며 마치 휴양림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마음까지 풍족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식물등을 선택할 때는 LED 풀스펙트럼(full spectrum) 제품을 골랐습니다. 풀스펙트럼이란 태양광과 유사한 전체 파장의 빛을 제공하는 것으로, 식물 성장에 필요한 모든 빛 영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특히 고사리처럼 은은한 빛을 좋아하는 식물에게는 너무 강한 직광이 아닌, 부드럽게 퍼지는 간접광 느낌의 식물등이 적합했습니다. 하루 8~10시간 정도 켜두었더니 고사리들이 새순을 올리기 시작했고, 겨울 내내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화분 선택과 환경 맞추기
고사리가 자꾸 죽는 또 다른 이유는 환경에 맞지 않는 화분을 선택했기 때문입니다. 저는 처음에 미관을 위해 예쁜 토분(terra cotta pot)만 고집했는데, 건조한 실내에서는 토분이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다는 걸 나중에 알았습니다. 토분은 통기성(air permeability)이 좋아 과습을 방지할 수 있지만, 그만큼 물이 빨리 마르기 때문에 습도 유지가 어려운 실내에서는 고사리가 쉽게 건조해집니다.
반대로 습도가 높은 베란다 환경에서는 토분이 적합합니다. 제가 키우던 다바나 고사리는 건조한 실내에서 유약 화분에 심고 물받침에 매일 물을 부어주니 프릴 같은 예쁜 잎이 잘 자랐습니다. 하지만 같은 방법으로 관리한 코다타 고사리는 토분에 심어서인지 잎이 금방 말라 볼품없어졌습니다. 과거에 유약 화분에 심어 남서향 거실에서 키웠던 코다타 고사리는 정말 풍성하고 예쁘게 자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화분 크기에 따라 흙 배합도 달라집니다. 작은 모종은 일반 상토 위주로 사용하고, 20cm 이상 큰 화분에는 상토와 지렁이 분변토(vermicompost)를 섞어줍니다. 지렁이 분변토란 지렁이가 유기물을 분해한 배설물로, 영양분이 풍부하고 토양 구조를 개선해주는 천연 비료입니다. 큰 고사리는 성장에 많은 양분이 필요하므로 지렁이 분변토를 섞어주면 잎이 더 크고 튼튼하게 자랍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에 따르면(출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실내 식물 재배 시 적정 습도는 50~70%이며, 온도는 18~24도를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저는 이 기준을 맞추기 위해 온습도계를 식물 근처에 두고 수시로 확인했습니다. 죽는 식물이 반복된다면 기존의 키우던 방식을 과감히 바꿔보는 것이 정답입니다. 어떤 식물을 데려올지보다 어느 장소에서 키울 것인지 먼저 생각하면 실패가 훨씬 줄어듭니다.
이렇게 식물을 관리하다 보니 예상치 못한 부수 효과도 있었습니다. 습도와 환기를 신경 쓰면서 아이들 호흡기 건강에도 도움이 되었고, 집안 공기 질도 한결 나아진 느낌이었습니다. 고사리는 단순히 인테리어 소품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라는 걸 키우면서 실감했습니다. 가습기와 식물등, 그리고 환경에 맞는 화분만 잘 선택하면 겨울에도 싱그러운 고사리와 함께 지낼 수 있습니다. 처음에는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지만, 건강하게 자라는 고사리를 보면 그 모든 노력이 보상받는 기분입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J5tiXxlEG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