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식집사 미니 식물 키우기 (에둘레 소철, 스킨답서스, 오리발 시계초)
| 초보식집사 미니 식물 키우기 (에둘레 소철, 스킨답서스, 오리발 시계초) |
식물 키우기가 어렵다고요? 그런데 만약 작은 화분이 오히려 초보자에게 더 쉽다면 어떨까요? 저도 처음엔 의외였습니다. 한두 해 식집사 생활을 하다 보니 집안 곳곳에 화분이 늘어나면서 공간이 부족해졌고, 자연스럽게 미니 식물에 눈을 돌리게 됐습니다. 키우고 싶은 식물은 자꾸 늘어나는데 공간은 한정적이다 보니, 작은 화분으로 여러 식물을 관리하는 방식을 선택하게 된 거죠. 그런데 막상 해보니 물 관리나 분갈이가 훨씬 수월해서 관리 자체도 쉬워졌습니다.
미니 화분이 초보자에게 유리한 이유
작은 화분의 가장 큰 장점은 토양량이 적어 과습 위험이 현저히 낮다는 점입니다. 과습(過濕)이란 뿌리 주변의 수분이 과도하게 많아 뿌리가 썩는 현상을 말하는데, 초보 식집사가 식물을 고사시키는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입니다. 일반적으로 대형 화분은 토양이 마르는 데 7~10일이 걸리지만, 미니 화분은 3~5일이면 충분히 건조되어 물 주기 타이밍을 놓쳐도 회복 가능성이 높습니다.
제 경험상 큰 화분에 심은 식물들은 물 주기 간격을 맞추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겉흙은 말랐는데 속흙은 젖어 있는 경우가 많아서, 물을 줘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매번 고민이었죠. 반면 작은 화분은 손가락을 흙에 넣어보면 바로 상태 파악이 가능했습니다. 또한 잎 샤워나 분갈이 같은 관리 작업도 훨씬 수월해서, 병충해 예방에도 효과적이었습니다.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자료에 따르면(출처: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소형 화분 식물은 관리 빈도를 30% 이상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소철, 천년을 사는 초보자 필수 식물
소철(蘇鐵)은 이름 그대로 '철처럼 단단하게 되살아난다'는 뜻을 가진 식물입니다. 지구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 중 하나로, 공룡 시대부터 존재했다고 알려져 있죠. 꽃말은 '장수'이며, 실제로 천년 이상 생존한 개체들이 발견되기도 합니다. 저는 소철을 키우면서 정말 죽이기 어려운 식물이라는 걸 실감했습니다. 물을 가끔씩 줘도 되고, 통풍만 잘 된다면 벌레도 거의 생기지 않았습니다.
소철은 구근 식물(球根植物)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구근 식물이란 땅속에 양분을 저장하는 비대한 뿌리나 줄기를 가진 식물을 말하는데, 이 구근에 수분과 영양분을 저장해두기 때문에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습니다. 15~25도의 따뜻한 온도를 선호하며, 과습을 극도로 싫어해서 한 달에 1~2회 정도만 물을 줘도 충분합니다. 제가 키운 소철은 겨울철 3주간 물을 주지 않았는데도 멀쩡했습니다.
- 사시사철 푸른 잎을 유지하여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남
- 잎이 떨어지지 않아 주변이 지저분해지지 않음
- 야자수와 비슷한 외형으로 이국적인 분위기 연출 가능
- 성장이 매우 느려 오래도록 미니 형태 유지 가능
다만 소철의 단점은 성장 속도가 극도로 느리다는 것입니다. 새잎은 1년에 단 한 번, 8월 말에서 9월 초 사이에만 나오는데, 처음에는 고사리처럼 말려 있다가 한 달에 걸쳐 천천히 펴집니다. 새잎 보기를 좋아하는 저에게는 다소 애가 타는 부분이었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형태가 오래 유지되어 관리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기도 합니다. 오래된 잎이나 누렇게 변한 잎은 과감히 잘라내고 4~5개의 건강한 잎만 남기면 훨씬 깔끔하고 예쁜 모양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스킨답서스, 작은 화분의 진가를 보여주는 식물
스킨답서스는 덩굴성 식물(蔓性植物)로, 줄기가 길게 뻗어 자라는 특성을 가진 식물입니다. 흥미로운 점은 큰 화분으로 분갈이하면 오히려 고사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저도 처음에 이 사실을 몰라서 예쁘게 자란 스킨답서스를 큰 화분으로 옮겼다가 한 달 만에 잃은 경험이 있습니다. 스킨답서스는 작은 화분에서 뿌리가 꽉 차 있을 때 오히려 더 건강하게 자라는 독특한 습성을 보입니다.
이 식물의 또 다른 장점은 물 부족 신호를 명확하게 보낸다는 것입니다. 잎이 아래로 축 처지면서 "물 주세요"라고 말하는 것처럼 변화를 보이죠. 이 신호를 보고 물을 주면 몇 시간 만에 잎이 다시 팽팽해집니다. 산림청 자료에 따르면(출처: 산림청) 스킨답서스는 공기정화 능력도 우수하여 실내 식물로 적합하다고 합니다.
제 경험상 스킨답서스는 생명력이 정말 강해서 물꽂이로도 쉽게 번식시킬 수 있었습니다. 줄기를 잘라 물에 담가두면 2주 안에 뿌리가 나와서, 새로운 화분에 심거나 계속 물에서 키울 수도 있습니다. 종류도 골든, 실버, 픽투스 등 다양해서 취향에 맞게 선택할 수 있고, 작은 화분에서도 풍성하게 잘 자라면서 새잎을 자주 내주어 키우는 재미가 가장 컸던 식물입니다. 작은 화분에서 키울 때는 저면 관수(底面灌水) 방식을 사용하면 효과적인데, 저면 관수란 화분 밑에서 물을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과습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오리발 시계초, 물을 사랑하는 순둥이
오리발 시계초는 앞서 소개한 소철과 정반대 성향을 가진 식물입니다. 소철이 물을 한 달에 한두 번만 줘도 되는 '물꽝'이라면, 오리발 시계초는 매일 물을 줘도 괜찮은 '물돼지' 식물입니다. 초보 식집사 시절, 저는 물 주기 타이밍을 몰라서 많은 식물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런데 경험이 쌓이면서 깨달은 점은, 물 주기가 명확하게 정해진 식물들이 오히려 관리하기 쉽다는 것이었습니다.
오리발 시계초의 가장 큰 특징은 수분 요구도(水分要求度)가 매우 높다는 것입니다. 수분 요구도란 식물이 생장하는 데 필요한 물의 양을 나타내는 지표인데, 오리발 시계초는 이 수치가 상당히 높아 토양이 항상 촉촉하게 유지되어야 합니다. 저는 매일 물을 줘도 과습으로 인한 문제가 전혀 발생하지 않았고, 오히려 물을 말리면 잎이 시들어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물만 말리지 않으면 죽지 않는 정말 순한 식물이었죠.
이 식물의 성장력은 정말 놀라웠습니다. 습도에 따라 잎 크기가 다양하게 자라며, 번식도 매우 쉬워서 줄기를 잘라 물에 꽂아두면 일주일 만에 뿌리가 나옵니다. 성장이 빠르고 잎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영양제를 물에 희석해서 자주 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주의할 점은 끈적이는 당액(糖液)이 나온다는 것인데, 당액이란 식물이 분비하는 당분 성분의 액체로 벌레를 유인할 수 있어 잎 샤워를 자주 시켜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오리발 시계초는 물을 매우 좋아하기 때문에 유약 처리된 화분을 사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약 화분은 수분 증발을 최소화해서 토양의 습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죠. 온도가 너무 낮지 않으면 일 년 내내 푸른 잎을 유지하며 잘 자라는데, 제가 키운 오리발 시계초는 겨울철에도 실내 온도 18도 정도에서 문제없이 생장했습니다.
저는 물 주기가 확실하게 나뉘는 식물들이 잘 살아남았습니다. 물을 매일 줘야 하거나 한 달에 한 번만 줘야 한다거나, 이렇게 극명하게 나뉘는 식물들이 오히려 관리하기 쉬웠습니다. 애매하게 "흙이 마르면 주세요" 같은 설명보다는, 명확한 패턴이 있는 식물이 초보자에게는 훨씬 유리합니다.
결국 이런저런 식물을 키우다 보니 저와 잘 맞고, 제 집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식물이 자연스럽게 남게 되더라고요. 초보 식집사분들은 키우기 쉬운 식물부터 시작해서 자신감을 쌓은 뒤 중급으로 넘어가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식물 키우기에 자신감이 생기고 관심을 가지다 보면, 더 다양한 식물을 접해볼 수 있을 겁니다. 작은 화분으로 시작하면 실패해도 부담이 적고, 성공하면 그만큼 뿌듯함도 큽니다.
제 집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고 나와 잘 맞는 식물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식집사의 즐거움이었습니다. 쉬운 식물부터 시작해서 자신감을 얻은 후 중급 난이도로 넘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작은 화분으로 시작하면 실패해도 부담이 적고, 성공 경험이 쌓이면서 점점 더 많은 식물에 도전할 수 있는 용기가 생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