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왕 토끼발 고사리 키우기 (화분 크기, 물관리, 습도)
| 대왕 토끼발 고사리 키우기 (화분 크기, 물관리, 습도) |
화훼농원에서 작은 포트에 담긴 대왕토끼발고사리를 보는 순간, 근경에 보송보송하게 난 털이 정말 토끼발처럼 생겨서 바로 데려왔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사리는 작은 화분에서도 잘 자란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대왕토끼발고사리는 화분 크기에 따라 잎 크기가 확연히 달라지더군요. 유튜브에서 본 것처럼 크고 풍성한 잎을 만들고 싶다면, 분갈이와 물 관리가 핵심입니다.
화분 크기가 잎 크기를 결정합니다
대왕토끼발고사리를 처음 키우시는 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왜 제 고사리는 잎이 작을까요?"입니다. 솔직히 저도 처음엔 빛이나 습도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화분 크기가 가장 큰 원인이었습니다. 근경(根莖)이란 땅속이나 땅 위를 기는 줄기를 뜻하는데, 대왕토끼발고사리는 이 근경이 자랄 공간이 부족하면 새로 나오는 잎도 점점 작아집니다.
뿌리가 화분 안쪽에 꽉 차서 밖으로 뻗어 나오기 시작하면, 그게 바로 분갈이 시기입니다. 제가 데려온 아이도 수태에 심겨진 작은 포트였는데, 근경이 튼튼한 걸 보고 골랐습니다. 판매자에 따라 식재 방법이 정말 다양한데, 수태, 일반 흙, 심지어 목부작(木付作) 방식으로 나무에 붙여 키우는 경우도 봤습니다.
분갈이 시에는 기존 화분보다 1.5배 정도 큰 화분을 선택하는 게 좋습니다. 저는 지름 21cm 정도의 행잉 화분을 사용했는데, 점적 관수 기능이 있는 화분은 물 받침 없이 쓰기 위해 인두기로 구멍을 하나 더 뚫어줬습니다. 화분이 너무 크면 물 관리가 어렵고, 너무 작으면 근경이 자랄 공간이 없어서 잎 크기가 제한됩니다.
흙 배합은 물 주는 스타일에 맞춰야 합니다
대왕토끼발고사리 흙 배합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가 얼마나 자주 물을 줄 수 있는가"입니다. 배수성(排水性)이란 물이 화분 밖으로 빠져나가는 능력을 말하는데, 고사리는 촉촉한 환경을 좋아하지만 물이 고이는 건 싫어합니다. 일반적으로 알갱이를 많이 넣으면 배수가 잘 된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물을 자주 못 주는 환경이라면 상토 비율을 높여야 합니다.
제가 사용한 배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야초 세립, 난석, 제올라이트, 동생사 같은 알갱이 재료로 배수층 구성
- 상토와 알갱이를 섞되, 상토가 너무 적지 않게 조절 (대략 상토 40~50%)
- 질석을 소량 추가해서 보습력 강화
- 펄라이트를 섞어 배수성 한 번 더 체크
작은 크기의 고사리는 배수를 너무 좋게 하면 흙이 금방 말라서, 새잎이 나올 때 물을 말릴 수 있습니다. 저는 베란다에서 키우는데 겨울철에도 2~3일에 한 번씩 물을 주니까, 상토 비율을 좀 더 높였습니다. 반대로 여름철이나 물을 자주 줄 수 있는 분이라면 알갱이 비율을 높여서 배수가 빠르게 되도록 하는 게 낫습니다.
기존 화분에서 식물을 꺼낼 때는 뿌리가 화분 모양 그대로 굳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땐 턱 부분을 긁어내고 반듯하게 정리해야 새 화분에 흙을 채우기 쉽습니다. 뿌리를 많이 건드렸다면 잎도 1/3 정도 잘라내서 식물이 새 흙에 적응하는 동안 부담을 줄여줘야 합니다.
새잎이 나올 때 물을 말리면 안 됩니다
대왕토끼발고사리의 잎을 크게 키우는 핵심은 "새잎이 나올 때 물을 절대 말리지 않는 것"입니다. 고사리 손이라고 부르는 새순이 말려 올라오는 모습은 정말 귀엽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에 흙이 마르면 잎이 제대로 펴지지 않고 작게 자라버립니다.
제가 키우는 환경은 겨울철 베란다 온도 13~14도, 습도는 밤 60~70%, 낮 40~50% 정도입니다. 이 정도 환경에서 2~3일에 한 번 물을 주는데, 새순이 올라오는 걸 발견하면 그날부터는 흙 상태를 더 자주 체크합니다. 흙이 마르지 않았는데 물을 계속 줄 수는 없으니까, 새잎 나오는 부분에만 미스트를 뿌려줍니다. 봄, 가을, 겨울처럼 습도가 낮을 때는 이 방법이 특히 효과적입니다.
대왕토끼발고사리는 대형종 고사리라서 생각보다 빛을 많이 좋아합니다. 제 경우 베란다 창가 바로 앞에 걸어뒀는데도 잎이 타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으로 고사리는 그늘에서 키워야 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써보니 대왕토끼발고사리는 밝은 간접광이나 약한 직사광에서도 잘 자랍니다. 다만 한여름 직사광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분갈이 후 관리도 중요합니다. 알비료는 한 달 후부터 주는데, 상토의 영양분은 보통 3~6개월 정도 지속됩니다. 물을 자주 주면 양분이 빨리 빠져나가니까, 고사리처럼 물을 자주 먹는 식물은 2~3개월에 한 번씩 알비료를 줍니다. 여름철에는 알비료와 함께 액체 비료를 희석해서 함께 주면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집니다(출처: 농사로).
제가 분갈이한 아이는 화분을 적당한 시기에 옮겨줘서 잎을 거의 유지했습니다. 손상된 작은 잎만 몇 장 잘라냈는데, 새 순이 나오는 걸 보면서 점차 오래된 잎을 정리할 예정입니다. 아직 작은 녀석인데도 잎이 크고 길게 자라는 걸 보니, 대왕답게 진짜 엄청나게 커질 것 같습니다. 잎이 1미터 이상 자랄 수도 있다니 상상만 해도 흐뭇합니다.
행잉으로 키우면 길게 늘어지는 게 인테리어 포인트로도 존개감입니다. 여러 블로거들이 목부작으로 심어 놓은 걸 봤었는데, 풍성하게 자라면 다음 분갈이 때 도전해봐야겠습니다. 보송보송한 근경 위로 고사리 손이 올라오는 모습은 볼 때마다 귀엽고, 순둥순둥하게 잎을 펴는 순간이 정말 고사리 키우는 맛입니다. 대왕토끼발고사리, 다들 한 번쯤 키워보시길 추천합니다.
참고: https://www.youtube.com/watch?v=qKvEChtw4F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