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용품 관리법 (가위 손질, 화분 세척, 흙 보관)

식물을 키우다 보면 가위는 녹슬고, 화분엔 물때가 쌓이고, 흙엔 곰팡이가 피기 시작합니다. 처음엔 새것처럼 반짝이던 도구들이 1년도 안 돼서 못 쓰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저도 예전엔 가위 날이 뻑뻑해져서 매번 새걸 사곤 했는데, 알고 보니 관리 방법을 몰라서 그랬던 거더라고요. 구독자분이 "흙이랑 쓰던 도구는 어떻게 관리하세요?"라고 물어보셔서, 제가 지금까지 실제로 해온 방법을 하나하나 정리해봤습니다.


원예용품 관리법 (가위 손질, 화분 세척, 흙 보관)
원예용품 관리법 (가위 손질, 화분 세척, 흙 보관)

가위 손질, 천원짜리도 6년 쓰는 법

다이소에서 천원 주고 산 가위를 6년째 쓰고 있습니다. 비결은 단순합니다. 주기적으로 날을 갈고, 쓴 뒤엔 반드시 닦아주는 것. 가위날 관리를 등한시하면 녹이 쓸고 뻑뻑해져서 금방 못 쓰게 됩니다. 제가 실제로 비교해봤는데, 관리한 가위와 안 한 가위의 차이가 확연했습니다.

가위를 갈 때는 주방용 칼 가는 도구를 사용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가위날 안쪽을 갈면 안 된다는 점입니다. 안쪽을 갈면 날이 나가 버리거든요. 바깥쪽 면만 쓱쓱 몇 번 문질러주고, 알코올 솜으로 닦아줍니다. 식물 줄기를 자르고 나면 수분이 남아있기 때문에, 그 상태로 두면 녹이 금방 습니다. 저는 쓸 때마다 마른 휴지로 물기를 닦아주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가위가 뻑뻑해지면서 삐걱거리는 소리가 날 때는 WD-40을 뿌려줍니다. WD-40은 윤활제(潤滑劑)로, 금속 부품의 마찰을 줄여주는 역할을 합니다. 쉽게 말해 기름칠을 해주는 거죠. 몇 방울만 뿌려도 소리가 싹 사라지고, 녹 쓴 부분도 어느 정도 벗겨집니다. 제 경우엔 가위가 여러 개인데, 벨크로 타이나 철사를 자를 땐 따로 가위를 씁니다. 분재 가위로 철사를 자르면 날이 망가지거든요. 용도별로 분리해서 쓰니까 각각의 수명이 훨씬 늘어났습니다.

  1. 가위 사용 후 마른 휴지로 물기 제거
  2. 주기적으로 바깥쪽 날만 갈아주기
  3. 뻑뻑할 때 WD-40 윤활제 분사
  4. 용도별로 가위 분리 사용

화분 세척, 락스와 칫솔이면 충분합니다

분갈이를 하고 나면 화분엔 흙이 잔뜩 묻어 있습니다. 저는 바로 세척하지 않고 하루 이틀 정도 말립니다. 젖은 상태에서 흙을 털면 배수구가 막히거든요. 흙이 바짝 마르면 빗자루로 털어내고,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세척에 들어갑니다. 칫솔, 스펀지, 철수세미 이렇게 세 가지를 씁니다. 화분 재질에 따라 도구를 달리하는데, 토분은 표면이 거칠어서 철수세미로 문질러야 물때가 잘 빠집니다.

요즘엔 다이소에서 산 석회 제거제를 쓰고 있습니다. 효과가 엄청나게 좋은 건 아니지만, 그래도 뿌려두고 기다렸다가 닦으면 하얀 화분도 꽤 깨끗해집니다. 이전에 여러 제품을 써봤는데 비슷비슷하더라고요. 석회는 물속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이 굳어진 건데, 산성 성분으로 중화시켜야 잘 빠집니다. 석회 제거제가 바로 그 역할을 하는 겁니다. 하얀색 화분은 특히 흙물이 잘 들기 때문에, 쓸 때마다 이렇게 관리해주면 오래 쓸 수 있습니다.

물조리개도 주기적으로 관리해야 합니다. 물을 담아두다 보면 아래쪽에 물이끼가 생기거든요. 저는 물을 절반 정도 채우고 락스를 넣어서 한두 시간 담가둡니다. 그런 다음 칫솔로 안쪽을 싹 닦아주면 물이끼가 깨끗하게 제거됩니다. 다행히 다이소 물조리개는 뚜껑이 열려서 손으로도 씻을 수 있는데, 온라인에서 산 제품은 입구가 좁아서 칫솔로만 세척할 수 있더라고요. 물조리개 앞쪽 물뿌리개 부분은 예전에 쓰던 것에서 떼어내 꽂아서 쓰고 있습니다.

흙 보관, 김치통과 습기제거제가 핵심입니다

상토를 봉투째 보관하면 습기가 차서 곰팡이가 피기 쉽습니다. 저는 김치통에 담아서 보관합니다. 완전 밀폐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밀폐가 되니까 벌레도 안 생기고 관리가 편합니다. 여기에 김 먹을 때 나오는 습기제거제를 넣어둡니다. 습기제거제는 실리카겔이라는 물질로 만들어지는데, 공기 중 수분을 흡수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걸 넣어두면 흙이 눅눅해지거나 덩어리지는 일이 거의 없습니다. 습기제거제는 주기적으로 교체해줘야 효과가 유지됩니다.

만약 봉투째 보관해야 한다면 이쑤시개로 구멍을 여러 개 뚫어줍니다. 공기가 흐르게 하면 안에 습기가 안 차거든요. 실제로 해보니 곰팡이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제 경우엔 분갈이할 때마다 흙을 작은 김치통에 덜어서 배합해서 씁니다. 상토에 펄라이트, 녹소토, 산야초를 섞는데, 식물마다 배합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그때그때 필요한 만큼만 만듭니다. 남은 흙은 다시 김치통에 넣어서 뚜껑을 덮어 보관합니다.

녹소토나 산야초 같은 건 주방용 채망에 털어서 씁니다. 분진이 엄청 많이 날리거든요. 처음엔 세척해서 썼는데 너무 번거로워서, 지금은 국수 건지는 철망에 털어서 쓰고 있습니다. 털고 나서 옆에 걸어두면 되니까 훨씬 편합니다. 이런 식으로 소분해서 보관하면 대용량으로 사도 마지막까지 깨끗하게 쓸 수 있습니다. 농촌진흥청 자료에 따르면 출처: 농촌진흥청 상토는 습도 60% 이하에서 보관해야 곰팡이 발생을 막을 수 있다고 합니다.

원예 도구 정리, 선반과 트레이로 동선을 줄입니다

저는 베란다에 10년 넘게 쓴 책장을 선반을 두고 있습니다.  밑에는 흙, 녹소토 같은 걸 오픈된 채로 보관하고, 위쪽엔 화분을 크기별로 모아뒀습니다. 새 화분은 포장지가 씌워진 채로, 한 번 쓴 화분은 세척해서 말린 뒤 따로 보관합니다. 분갈이할 때 식물을 들고 다니면서 화분 사이즈를 바로 고를 수 있어서 시간이 많이 절약됩니다.

자주 쓰는 도구들은 조미료 트레이에 꽂아뒀습니다. 가위, 긴 집게, 빵칼 이렇게 세 가지가 기본입니다. 빵칼은 화분에서 식물을 꺼낼 때 테두리를 쓱쓱 넣어주는 용도고, 긴 집게는 손으로 집기 애매한 걸 살짝 꺼낼 때 씁니다. 알코올 솜으로 수시로 닦아서 보관하니까 항상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벨크로 타이랑 집게는 따로 봉지에 담아둡니다. 섞어두면 꺼낼 때 불편하거든요.

2단 서랍에는 지지대, 이름표, 배수망 같은 걸 보관합니다. 이름표는 볼펜이랑 같이 두고, 쓸 때마다 연도와 월을 적습니다. 나중에 분갈이 시기를 판단할 때 유용합니다. 배수망은 사이즈별로 잘라둔 게 많아서, 필요할 때 바로 꺼내 쓸 수 있습니다. 분갈이 매트는 쓰고 나서 세척해서 말리고, 남은 흙은 김치통에 다시 담습니다. 이렇게 정리해두니까 분갈이할 때 동선이 확 줄어들더라고요.

제 경험상, 원예 용품은 비싼 거 살 필요 없습니다. 다이소 제품도 관리만 잘하면 몇 년씩 쓸 수 있거든요. 실제로 제가 쓰는 가위, 물조리개, 화분 대부분이 다이소 제품입니다. 중요한 건 쓰고 나서 바로바로 닦아주고, 정해진 자리에 보관하는 습관입니다. 손길이 한 번 더 가면 티가 나요. 댓글로 "저희 집 식물은 언제 봐도 싱싱하다"는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그건 제가 땀 흘리면서 한 손에 물호스, 반대손에 가위 들고 다니며 시든 잎을 보이는 대로 잘라주기 때문입니다. 도구도 마찬가지입니다. 대단한 팁은 아니지만, 이렇게만 해도 충분히 오래 쓸 수 있습니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실내식물 해충 관리 (응애, 총채벌레, 깍지벌레)

식물 초보 실수 (물주기, 통풍, 가지치기)

초보자에게 권하는 고사리 보스턴, 아디안텀, 블루스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