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란다 초보도 쉬운 화초 (유포르비아, 유리옵스, 베로니카)
베란다에서 꽃을 키우고 싶은데 너무 어렵지 않을까 걱정되시나요? 저도 원래 관엽식물만 키우던 초보였는데, 제가 직접 키워본 결과 손이 많이 가지 않으면서도 꽃을 오래 볼 수 있는 화초가 분명히 있더라고요. 입춘이 지났지만 아직 날씨가 추운 요즘, 베란다에서도 충분히 월동이 가능하고 봄부터 가을까지 긴 개화기를 자랑하는 세 가지 화초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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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란다 초보도 쉬운 화초 (유포르비아, 유리옵스, 베로니카) |
유포르비아 다이아몬드 프로스트, 안개꽃 닮은 지피식물
첫 번째로 소개할 친구는 유포르비아 다이아몬드 프로스트입니다. 이름이 좀 어렵죠? 얘는 지피식물(地被植物)이라서 옆으로 산발적으로 자라면서 꽃이 많이 피는 종류인데요. 여기서 지피식물이란 땅을 덮듯이 낮게 퍼져나가며 자라는 식물을 뜻합니다. 제가 얘를 좋아하는 이유는 봄부터 가을까지, 그러니까 서리가 내리기 전까지 꽃이 굉장히 오래 피기 때문입니다.
꽃이 마치 안개꽃을 닮았는데, 자세히 보면 우리가 꽃으로 보고 있는 하얀색 날개 같은 부분이 실제로는 포엽(苞葉)이고요. 포엽이란 꽃을 보호하기 위해 꽃 주변에 돋아나는 잎을 말합니다. 진짜 꽃은 안쪽에 아주 조그맣게 있어서 화면에도 잘 안 잡힐 정도예요. 꽃이 여리여리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더위에 강해서 베란다에서 키우기 정말 좋습니다.
제가 키워본 결과 겨울에 영상 10도 이하로만 베란다 온도가 떨어지지 않으면 베란다 월동도 가능했어요. 만약 베란다가 굉장히 춥다면 겨울철에는 실내로 들여서 관리하시면 되고요. 직사광선보다는 창문 하나 정도 거치는 밝은 빛에서 잘 자라기 때문에 베란다 환경에 딱 맞습니다. 저는 배수가 잘되게 알갱이를 많이 넣어서 심어줬는데, 물을 좋아하는 것 같으면서도 흙이 촉촉한 걸 좋아하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가능하면 속흙이 마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물을 주고 있습니다.
꽃이 진 겨울에는 줄기를 다듬어서 가지치기를 해주시면 되는데, 이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줄기를 자르면 독성이 있는 하얀색 액체가 나오거든요. 이 수액이 피부에 닿지 않게 조심하셔야 하고, 가능하면 장갑을 끼고 작업하세요. 만약 피부에 닿았다면 바로 씻어주시면 됩니다. 가지치기한 줄기는 물꽂이나 꽃꽂이로 삽목하면 또 하나의 예쁜 식물을 만들 수 있어요.
저는 7,000원짜리 작은 모종으로 샀는데, 성장 속도가 느리지 않아서 굳이 큰 걸 사지 않으셔도 됩니다. 온도가 올라가고 봄이 되면 금방 커질 거예요. 여름철 폭염에는 웬만한 꽃 식물이 힘들어하니까 그때는 빛이 적더라도 통풍이 잘되는 반그늘 쪽으로 옮겨서 고온 피해가 없도록 관리해 주시면 됩니다.
유리옵스, 노란 국화꽃으로 눈이 시원해지는 외목대 식물
두 번째는 유리옵스입니다. 코스모스처럼 생긴 이 친구는 국화과 식물인데요. 국화과(菊花科)란 국화처럼 꽃이 여러 개의 작은 꽃이 모여 하나의 꽃처럼 보이는 식물군을 말합니다. 제가 얘를 순둥순둥하다고 표현하는 이유는 국화 종류 키워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런 애들이 그렇게 어렵지 않기 때문이에요.
빛만 잘 들어오는 베란다라면 충분히 잘 자라는 아이고, 엄청 빨리 자랍니다. 저는 유리옵스를 약간 외목대 라인으로 만들어서 키우고 있는데요. 외목대(單幹)란 나무의 줄기가 하나로 곧게 뻗어 자라는 형태를 말하는데, 유리옵스는 목질화가 굉장히 금방 되니까 모양을 만드는 재미가 있습니다. 꽃이 큼직큼직해서 보고 있으면 눈이 시원시원한 느낌이고요. 색깔도 너무 예쁜 노랑이라 보고 있으면 기분이 상큼해집니다.
노지에 심어서 직방에서도 잘 자라지만 여름철 고온에는 이런 식물들도 좀 힘이 없거든요. 그래서 장마철 같을 때 흙이 너무 젖어 있지 않게 주의해 주셔야 됩니다. 얘가 1년 내내 꽃을 피우는 식물이라서 흙은 가능하면 양분이 많고 배수가 잘되는 걸 사용해서 심어주시고요. 촉촉한 흙보다 오히려 건조에 강한 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속흙이 한 2분 정도 말랐다 싶을 때 물을 주면 이 식물이 좋아하는 타이밍이랑 거의 잘 맞더라고요.
저희 집에 고양이들이 있다 보니까 독성이 있는 식물을 두는 게 매우 신경 쓰이는 편인데, 이 친구는 독성이 없어요. 애들이 만져도 되고, 혹여나 고양이가 와서 잎을 씹어도 독성이 없어서 걱정이 좀 덜합니다. 겨울철에는 통풍이 잘 안 되잖아요. 그때는 잎이나 줄기를 가지치기하고 또는 잎을 솎아주어서 통풍이 잘되게 해서 병충해가 없게 관리하시는 게 도움이 될 거예요.
가지치기 시기는 꽃이 진 후 겨울철에 해주시면 되는데, 가지를 치면서 키우면 두 줄기씩 나오면서 외목대 형식으로 큰 나무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가지치기 하는 거 아까워하지 않으셔도 되는 게, 이 줄기들이 다 삽목이 가능하니까요. 국화과라서 삽목도 굉장히 잘 됩니다. 아까워하지 마시고 예쁜 수형으로 건강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겨울에 꼭 가지치기를 하면서 키워주세요.
사계절 내내 꽃을 피우지만 그래도 온도와 햇빛이 좋은 봄에 특히 꽃이 제일 예쁘게 피고 많이 핍니다. 그래서 지금 키우시면 아주 예쁜 꽃을 오랫동안 보실 수 있어요. 국화꽃 중에서도 아마 이 친구가 유리옵스 꽃이 제일 크지 않을까 싶습니다.
베로니카 조지아 블루, 분갈이 몸살 없는 최고의 선택
마지막으로 제가 정말 정말 추천하고 싶은 아이는 베로니카 조지아 블루입니다. 저 이거 너무 추천드리고 싶은 이유가 분갈이 몸살도 없고요, 꽃을 진짜 쉼 없이 계속 피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침마다 여기 꽃이 엄청 떨어져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만큼 꽃이 있을 정도예요. 요즘처럼 날씨도 춥고 해서 꽃들이 잘 안 피는데, 얘는 꽃망울을 엄청 쉼 없이 올리고 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소개하면서 키우기가 쉽다고 말씀드리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 화초류를 키우다 보면 가지치기도 많이 해줘야 하고 영양제도 엄청 줘야 하는데, 얘는 굳이 가지치기 하지 않아도 됩니다
- 햇빛을 잘 받으면 위로 줄기가 꼿꼿하게 솟아오르고, 햇빛을 덜 받으면 늘어지는 편이라 취향에 맞게 배치할 수 있습니다
- 지피식물이라서 화분을 낮고 넓은 걸 써도 되고, 베란다처럼 한정된 공간에서 화분을 작게 쓰면서도 풍성하게 키울 수 있습니다
저는 일부러 구매할 때도 늘어져 있는 애들을 찾아서 구매했고, 살짝 늘어뜨려 키우려고 베란다 안쪽으로 넣어 놓고 키우고 있는데요. 만약 줄기가 늘어지는 것보다 위로 솟는 게 좋으시다면 최대한 창가 앞에 바짝 붙여서 햇빛을 많이 보여주시면 됩니다.
이렇게 지피식물들이 유독 여름을 엄청 힘들어하는데요. 그래서 여름에는 약간 반그늘에 옮겨서 키워주시고, 잎이 우거져 있다 보니까 통풍이 안 되면 안에 해충이 잘 생기기 때문에 주기적으로 꽃이 피어 있을 때는 2주에 한 번씩은 방제를 해주시는 게 식물을 건강하게 키우실 때 도움이 됩니다. 저는 2주에 한 번씩 약을 치다 보니까 위에서 관수를 해주는데, 꽃에 최대한 많이 안 떨어뜨리려면 아래에서 물을 주는 저면관수를 하시면 꽃망울이 많이 떨어지지 않을 거예요.
얘가 꽃이 작다 보니까 강한 물줄기는 꽃들이 많이 떨어집니다. 지금부터 초여름까지 이렇게 개화를 하고요, 한여름에는 이 꽃들이 다 떨어지고 초록색 잎만 있거든요. 그때 가지치기를 싹 해주시면 가을에 다시 꽃을 피울 때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이 꽃을 피울 거예요.
제가 이번에 분갈이 할 때 뿌리 정리를 많이 하지 않았는데, 만약 뿌리 정리를 좀 많이 해야 되는 상황이라면 분갈이 하시고 나서 한 일주일 정도는 그늘에 두고 분갈이 몸살이 없는지 좀 봐주세요. 제가 키워봤을 때는 그렇게 심한 분갈이 몸살이 없기는 했는데, 뿌리 정리를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서 차이가 있을 거라서요. 바로 너무 햇빛 강한 데다가 넣지 마시고 하루 이틀이라도 관찰을 해보셔야 됩니다.
저 같은 경우 이 친구가 어제 물을 준 상태라서 흙이 젖어 있는데, 이거보다 훨씬 더 많이 겉흙이 말랐을 때 저는 흙 속 깊이 1/3 정도 말랐을 때 물을 주고 있어요. 과습에 좀 약한 식물이니 흙을 바짝 말려가면서 키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절반까지 말리면 뿌리가 너무 얇아서 손상이 오고요, 한 1/3 정도만 말랐다 싶을 때 물을 주시면 적당한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소개해드린 세 가지 화초는 사실 겉흙이 마르자마자 바로 물 주는 애들도 아니고 1/3 정도 말랐을 때 물을 주다 보니까 물 주는 게 그렇게 부지런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리고 월동이 베란다에서 다 가능하니까 오래 사서 다년생으로 오래오래 키우기도 좋고요. 꽃을 굉장히 오래 피우는 편이어서 1년에 두 번씩 피우거나, 봄부터 서리가 날릴 때까지 꽃을 피우는 애들이라서 3,000원에서 7,000원 정도에 사와서 1년 내내 베란다를 풍요롭게 만들어 주는 친구들입니다.
제가 키워보니까 제가 쉬우면 다른 분들도 웬만큼 쉬우실 거예요. 베란다 환경이 집마다 온도와 빛이 드는 강도는 다르지만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춥고 그런 환경은 비슷하잖아요. 대신 창문 열어놓으면 통풍이 굉장히 잘 되는 환경이라서 이런 순둥순둥한 화초로 기분을 산뜻하게 바꿀 수 있어서 추천해드려 봤습니다. 꽃 피는 식물들을 키우고 싶은데 너무 어려운 거 아닐까 고민하시던 분들한테 제가 키워보니까 얘들은 너무 순하더라고요. 그래서 우리 같이 키우면서 꽃 피우는 식물들로 힐링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