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도난테 착생식물 분갈이 저면관수와 영양제
농장에서 처음 코도난테를 봤을 때 솔직히 좀 당황스러웠습니다. 화분 안에 흙은 거의 없고, 나무 껍질 같은 게 가득 차 있는데 거기에 뿌리가 완전히 달라붙어 있더라고요. 저는 보통 행잉식물을 사오면 기존 바크나 코코칩을 다 털어내고 새 흙에 옮겨 심는 편인데, 농장 사장님께서 이 친구는 절대 뿌리를 건드리면 안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오늘 흙을 조금만 섞어서 분갈이를 해주기로 했습니다.
착생식물이라 뿌리를 못 터는 이유
코도난테를 구매하고 집에 와서 검색을 좀 해봤습니다. 원산지에서는 나무에 붙어서 자라는 착생식물(epiphyte)이더라고요. 착생식물이란 다른 식물이나 나무를 지지대 삼아 자라지만 기생하지는 않는 식물을 뜻합니다. 정글에서는 나무 껍질에서 떨어지는 영양분이나 빗물만으로도 충분히 자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제가 받은 코도난테는 완전히 통나무 수준의 바크에 뿌리가 박혀 있었습니다. 손가락이 전혀 들어가지 않을 만큼 딱딱했고, 농원 사장님 말씀대로 이걸 뜯는 순간 뿌리가 다 떨어져 나갈 것 같았어요. 그래서 저는 기존 바크와 코코칩은 그대로 두고, 그 위에 흙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분갈이를 진행했습니다. 마른 잎과 줄기만 정리해주고, 뿌리는 최대한 건드리지 않았습니다.
실내에서 키울 때는 단순히 물만 주면 영양분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특히 꽃이 피었을 때는 2주에 한 번씩 영양제를 주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성장을 좀 더 촉진하고 풍성하게 키우고 싶어서 흙을 조금 섞어주기로 결정했습니다.
바크와 코코칩, 뭐가 다를까
분갈이를 하면서 배합토를 만들 때 바크와 코코칩의 차이를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바크는 나무 껍질을 태워서 만든 것이고, 코코칩은 코코넛 과일의 안쪽 껍질을 찢어서 말려 만든 겁니다. 단면을 보면 바크는 촘촘하고, 코코칩은 섬유질로 되어 있어서 식물 뿌리가 훨씬 잘 박히더라고요.
제가 직접 써본 경험상 두 재료의 가장 큰 차이는 수분 보유력입니다. 바크는 수분을 오래 머금고 있는 반면, 코코칩은 물을 쫙 먹었다가 금방 싹 말라요. 그래서 행잉 식물을 심을 때는 바크 비율을 적게 넣고 코코칩을 더 많이 넣어주는 게 성장에 도움이 됩니다. 저는 오늘 상토에 바크, 코코칩, 난석 소립을 섞어서 배합토를 만들었고, 흙의 pH를 중화시키기 위해 훈탄도 살짝 넣어줬습니다.
화분 크기는 농장 사장님께 여쭤봐서 결정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좀 큰 것 같았는데, 사장님이 이 정도가 적당하다고 하셔서 그대로 구매했어요. 화분 밑바닥에는 뿌리가 잘 돌 수 있게 코코칩을 깔고, 그 위에 배합한 흙을 채웠습니다.
분갈이하며 발견한 곰팡이와 마른 줄기
기존 화분에서 코도난테를 꺼냈을 때 좀 놀랐습니다. 바크와 코코칩 바닥 부분에 하얀 곰팡이 같은 게 살짝 보이더라고요. 이게 바크랑 코코칩의 단점인데, 수분을 오래 머금고 있으면 이렇게 균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대한 빨리 건조시키는 게 중요해요.
다시 심기 전에 마른 줄기부터 잘라냈습니다. 이런 마른 줄기는 영양분만 빼먹고 식물에 도움이 안 되니까요. 근데 하나 알게 된 게, 줄기가 말랐어도 끝에 잎이 살짝 남아 있으면 그 끝에서 다시 생장을 한다는 겁니다. 저는 실수로 줄기 하나를 부러뜨렸는데, 마른 줄기를 자르실 때는 끝에 잎이 남아 있는지 꼭 확인하시길 바랍니다.
제가 보니 가지 사이사이에서 공중 뿌리(aerial roots)가 나오고 있었습니다. 공중 뿌리란 땅에 닿지 않고 공중에서 자라는 뿌리로, 착생식물이 수분과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발달시킨 구조입니다. 저는 이 공중 뿌리들이 흙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흙을 코코칩이 안 보일 정도로 덮어줬습니다. 그러면 뿌리가 더 튼실하게 내려와서 박힐 거예요.
- 쇠고리를 먼저 화분에 연결해서 줄기 위치를 미리 가늠합니다
- 고리 사이사이로 줄기를 통과시켜 모양을 잡습니다
- 줄기를 최대한 앞쪽으로 모아서 수형을 정리합니다
- 창가 앞에 걸어서 은은하게 빛을 받도록 배치합니다
착생 식물은 관엽이처럼 자주 분갈이하면 수형이 예뻐지지 않습니다. 한자리에서 1~2년씩, 길게는 5~10년도 키우면서 모양을 완전히 갖춰가는 게 좋습니다.
저면관수와 영양제, 코도난테 물 주는 법
코도난테는 브라질이 자생지인 아열대성 식물입니다. 아프리카제비꽃과에 속하는데, 모양은 호야랑 비슷하게 생겼지만 호야는 아닙니다. 나무에 착생해서 자라기 때문에 굉장히 강한 빛이 필요한 게 아니라, 창문 한두 개 정도 거친 은은한 빛에서 자라는 걸 좋아합니다.
착생식물이라서 건조에는 강한 편입니다. 잎이 뚱뚱해서 물을 저장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너무 말리면 꽃이 안 필 수도 있어요. 저는 화분 무게를 체크해서 주기적으로 영양제와 물을 충분히 주고 있습니다.
이런 착생식물은 위에서 물을 주는 게 아니라 저면관수로 관리해야 합니다. 저면관수란 화분을 물에 완전히 담가서 아래쪽부터 물을 흡수시키는 방법입니다. 저처럼 흙을 넣었다면 겉 흙까지 완전히 젖을 때까지 기다렸다가 빼주시면 됩니다. 제가 이번에 물을 줬을 때는 코코칩이 완전히 젖을 때까지 네 시간 정도 걸렸어요.
물을 준 다음에는 바로 창가에 걸지 마세요. 잎에 물기가 하나도 없을 정도로 마른 다음에 다시 걸어야 합니다. 제가 쓰는 영양제는 피터스입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농사로). 관주 시 2000배 희석이 기본인데, 분갈이 직후라서 저는 6000배 정도로 아주 연하게 희석해서 줬습니다. 배스킨라빈스 숟가락 끝에만 살짝 묻혀서 6리터 물에 탔어요.
봄이 돼가는 시기라 영양제를 주고 있지만, 겨울은 성장기가 아닙니다. 하지만 실내 온도가 보일러로 20도 이상 유지되면 계속 잎을 내기 때문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영양제를 주는 게 좋습니다. 저는 여러 립살리스 종류를 오래 키워봤는데, 겨울에도 한 달에 한 번 영양제를 주니까 잎색이 연하게 빠지지 않고 꽃도 잘 피더라고요.
분갈이를 하고 나서 알게 된 건데, 코도난테 꽃향기가 엄청 달짝지근합니다. 맡아보시면 정말 맛있는 향이 나요. 꽃이 지고 피고 하면서 계속 새 꽃망울을 올리고 있습니다. 한겨울만 빼고는 계속 꽃이 필 것 같아요. 호야는 꽃 피우기가 어렵다고 하는데, 느낌은 호야스럽지만 꽃 인심이 후한 코도난테가 저한테는 훨씬 잘 맞는 것 같습니다. 지금은 호야, 카랑코에가 있는 거실 창가에 걸어두고 있고, 습도 50% 내외에서 잘 크고 있습니다. 처음 키워보는 식물이라 좀 긴장했는데, 생각보다 적응을 잘해줘서 다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