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시다 외목대 (생장점, 복토, 개화시기)

화원에서 2월 초부터 꽃 핀 애니시다를 보면 집에 있는 애니시다는 왜 아직도 꽃이 안 피나 싶어서 조급해지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건 출하 농가에서 빛과 온도를 인위적으로 조절하고 개화촉진제까지 사용해서 일찍 꽃을 피운 것이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 역시 작년 9월에 분갈이한 애니시다가 아직 꽃망울을 올리지 않았지만, 날씨가 완전히 따뜻해지면 자연스럽게 꽃을 피울 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저는 애니시다를 처음 키울 때 이 친구가 이렇게 물을 많이 먹는 식물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이틀에 한 번씩 물을 주면서 나름 성실하게 관리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보니 노란 잎이 생기고 하엽(下葉)이 지더니 꽃대까지 시들어버렸습니다. 그때부터 매일 아침 물을 주고 잎 샤워까지 해줬더니 하엽이 멈추고 새로운 꽃대를 팡팡 올려주더라고요. 오늘은 제가 겪었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애니시다를 건강하게 키우는 방법을 공유하려 합니다.


애니시다 외목대 (생장점, 복토, 개화시기)
애니시다 외목대 (생장점, 복토, 개화시기)

생장점 확인이 외목대 성패를 결정합니다

애니시다를 외목대로 키우고 싶다면 모종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하게 봐야 할 부분이 바로 생장점(生長點) 상태입니다. 생장점이란 식물의 줄기나 가지 끝에서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는 부위를 뜻하는데요, 이 부분이 살아 있어야만 위로 계속 자라면서 예쁜 나무 형태를 만들 수 있습니다. 

제가 화원에서 직접 확인해본 결과, 목대가 어느 정도 잡힌 모종이라도 생장점이 잘려 있으면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고 옆으로만 가지가 여러 개 나오더라고요. 이런 경우 외목대 만들기가 거의 불가능해집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은 숱이 적어 보여도 생장점이 살아 있으면 시간이 지나면서 충분히 멋진 외목대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모종을 고를 때는 이런 기준으로 확인하시면 됩니다.

  • 줄기 끝부분이 잘리지 않고 새순이 올라오는 중인지 확인합니다
  • 가지가 여러 개로 갈라져 있다면 생장점이 이미 잘렸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 목대가 짧고 풍성한 모양은 분재형으로는 좋지만 외목대에는 적합하지 않습니다
  • 잎 색이 진하고 오밀조밀하면 빛을 충분히 받아 건강한 상태입니다

저희 집 애니시다도 생장점이 잘려서 더 이상 키가 자라지 않는 상태라 아쉬움이 큽니다. 외목대로 키우려면 처음 모종 선택이 정말 중요하다는 걸 직접 경험으로 배웠습니다. 제가 화원에서 130cm가 넘는 외목대 애니시다를 봤을 때 정말 반했습니다. 얼마나 키우면 저렇게 크게 만들 수 있을까, 그 노력이 감히 상상도 되지 않더라고요. 하지만 생장점이 살아있는 모종을 고르고 인내심을 갖고 키우면 언젠가 저도 저런 멋진 외목대를 만들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복토는 개화 전 가장 중요한 영양 공급법입니다

애니시다가 꽃을 피우기 위해서는 상당한 영양분이 필요한데, 많은 분들이 알비료를 올려놓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하지만 제가 알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일반 알비료의 성분은 질소(N), 인(P), 칼륨(K) 중에서도 질소 함량이 높아 잎을 키우는 데 중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처럼 꽃을 피우려고 준비 중인 시기에 질소 비료를 주면 식물이 영양생장(營養生長)에 집중해서 잎만 무성하게 자라고 꽃은 적게 피우거나 아예 피우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영양생장이란 뿌리, 줄기, 잎 등 영양기관이 발달하는 단계를 말하는데, 생식생장(生殖生長) 즉 꽃과 열매를 맺는 단계와는 반대 개념입니다.

그래서 저는 복토(覆土)라는 방법을 선택합니다. 복토란 기존 흙 위에 새로운 흙을 덮어주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저는 겉흙을 실뿌리가 살짝 보일 정도로 걷어낸 다음 3~5cm 높이로 새 흙을 올려줍니다. 이렇게 하면 급격한 영양 공급 없이도 뿌리가 서서히 새 흙으로 뻗어가면서 필요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습니다.

개화촉진제를 사용하면 날씨와 관계없이 빨리 꽃을 볼 수는 있지만, 아직 식물이 꽃 필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강제로 꽃을 피우면 전체적으로 비실비실하게 자라더라고요. 제 경험상 조금 늦더라도 자연스러운 시기에 꽃을 피우는 게 식물 건강에 훨씬 좋았습니다. 복토는 안전하면서도 식물이 튼튼하게 자랄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게 제 판단입니다.

개화시기 전후 관리가 병충해를 막습니다

꽃을 피우는 식물들은 개화 직전이 가장 병충해에 취약한 시기입니다. 식물의 모든 에너지가 꽃을 피우는 데 집중되다 보니 작은 자극에도 병충해가 쉽게 발생하더라고요. 저는 이 시기에 목초액(木酢液)을 희석해서 물을 줍니다. 목초액이란 나무를 태울 때 나오는 연기를 액체로 만든 것인데, 살균 효과가 있어서 병충해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국립산림과학원 연구에 따르면(출처: 국립산림과학원) 목초액은 식물 생육 촉진과 병해충 방제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저는 2주에 한 번, 날씨가 더 따뜻해지면 일주일에 한 번씩 목초액 희석액을 주고 있습니다.

애니시다는 물을 굉장히 좋아하는 식물입니다. 꽃이 핀 이후에는 두 번에 한 번 정도 저면관수(底面灌水)를 해주는데요, 저면관수란 화분을 물 담긴 용기에 담가서 아래쪽부터 물을 흡수하게 하는 방법을 말합니다. 이렇게 하면 뿌리 전체가 골고루 물을 먹어서 꽃을 오래 피우고 튼튼하게 자랍니다.

물을 줄 때는 절대 급하게 주지 않습니다. 저는 화분이 클수록 두세 번 나눠서 천천히 물을 주는데, 한 번에 후루룩 주면 겉만 젖고 속은 건조한 상태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또한 잎 샤워를 주기적으로 시켜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애니시다는 잎이 오밀조밀해서 통풍이 잘 안 되면 응애(응애목 해충)가 생기기 쉬우므로, 먼지를 닦아낸다는 생각으로 자주 샤워를 시켜줍니다.

꽃이 핀 이후에는 관엽식물용이 아닌 꽃 전용 영양제를 한 달에 두 번 정도 챙겨줍니다. 너무 자주 주면 오히려 독이 되므로 적정 횟수를 지키는 게 중요합니다. 잎 샤워 후에는 강한 햇볕에 바로 놓지 않고 그늘에서 물기가 완전히 마를 때까지 기다려줍니다. 잎에 물방울이 남은 상태에서 직사광선을 받으면 렌즈 효과로 잎이 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저희 집 애니시다는 작년 9월에 분갈이를 했고, 겨울 동안 저온처리를 위해 따로 영양제를 주지 않았습니다. 설 연휴 동안 집을 비운 사이 물이 부족해서 떡잎(시들어 누렇게 변한 잎)이 많이 생겼지만, 이건 물만 주면 해결되는 문제라 크게 걱정하지 않았습니다. 건조로 인한 낙엽은 안쪽 잎부터 노랗게 변하면서 떨어지는데, 흔들어보면 우수수 떨어지더라고요.

이제 한낮 기온이 10도 이상 올라가고 일몰 시간도 6시를 넘어서면서 빛을 받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이런 환경 변화가 계속되면 조만간 집에서 키우는 애니시다들도 자연스럽게 꽃망울을 올릴 겁니다. 식물은 시간에 따라 성장하기 때문에 저희가 애쓴다고 꽃을 더 피우거나 덜 피우는 게 아닙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시고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솔직히 제가 처음 애니시다를 키울 때는 화원에서 꽃 핀 모습만 보고 집에서도 금방 꽃이 필 거라 기대했다가 실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식물의 자연스러운 리듬을 이해하고 그에 맞춰 관리하는 게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외목대로 키우고 싶다면 생장점 확인부터 시작하시고, 개화 전에는 복토로 영양을 보충하며, 개화 시기에는 병충해 예방과 충분한 물 공급에 신경 쓰시면 됩니다. 조급하게 개화촉진제나 알비료에 의존하기보다는, 식물이 스스로 준비할 시간을 주는 게 장기적으로 훨씬 건강한 애니시다를 키우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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